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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후기

프리스타일 리브레2 한 달 후기, 혈당 패턴이 보여요

지난 글에서 인슐린 맞으면서 손가락을 하루 열 개씩 찌르던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연속혈당측정기(CGM)가 있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사서 팔에 붙였어요. 제가 쓴 건 프리스타일 리브레2예요.

한 달 정도 차고 다녀보니까, 그냥 "손가락 안 찔러서 편하다" 정도가 아니라 제 혈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으로 직접 보게 되더라고요. 그 한 달 동안 느낀 점들을 정리해볼게요.

부착, 생각보다 안 아파요 (근데 가끔 피가 나요)

처음 붙일 때 제일 걱정했던 게 "이거 아프지 않을까?"였는데, 막상 붙여보니까 거의 느낌이 없었어요. 따끔한 것도 잠깐이고, 그 이후로는 팔에 뭐가 붙어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였어요.

팔 위쪽에 부착한 프리스타일 리브레2 연속혈당측정기 센서
팔 위쪽에 부착한 프리스타일 리브레2 연속혈당측정기 센서

 

교체 주기는 14일이에요. 그런데 가끔 부착 부위에서 피가 살짝 날 때가 있어요. 센서 가운데 구멍으로 피가 나오는 식인데, 이렇게 출혈이 있으면 측정 오류가 날 확률이 높아지더라고요. 처음부터 잘 안 붙는 경우도 있고, 잘 붙어서 쓰다가도 중간에 갑자기 에러가 나는 경우도 꽤 있었어요.

에러 알람에 식겁했던 순간 — 알고 보니 가짜 저혈당

한 번은 자다가 갑자기 저혈당 알람이 울렸어요. 숫자가 뚝 떨어진 걸 보고 너무 무서워서 일단 꿀을 떠먹고, 혹시 몰라서 손끝 채혈로 다시 한번 확인해봤어요.

그런데 손끝 혈당은 정상이었어요. 알고 보니 센서 쪽에 문제가 생겨서 오류로 낮은 수치가 찍힌 거였더라고요. 그 순간엔 정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CGM이 편하긴 한데, 이렇게 에러로 인한 가짜 알람도 있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한 달 동안 알게 된 혈당 패턴들

CGM을 차고 나서 제일 좋았던 건, 그동안 막연히 "이렇게 하면 좋다더라" 했던 것들이 실제 그래프로 눈에 보였다는 거예요.

  • 식후 스파이크가 크면, 그만큼 떨어지는 것도 급격해요. 혈당이 확 올라간 만큼 인슐린도 많이 나와서인지, 시간이 지나면 혈당이 빠르게 뚝 떨어졌어요. 그러면 금방 다시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 혈당이 쭉 떨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오르락내리락해요. 자다가 혈당이 계속 내려가면 그대로 저혈당까지 갈 줄 알았는데, 어느 수준 아래로 가면 다시 살짝 올라갔다가 또 내려가는 식으로 움직이더라고요. 몸이 지방이나 다른 걸 동원해서 혈당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이건 제 그래프를 보면서 든 개인적인 추측이라, 정확한 원리는 의료진과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 단백질부터 먹으면 확실히 천천히 올라가요. 지난 글에서 "단백질 먼저, 탄수화물 나중"이라고 했던 그 방법, 그래프로 보니까 진짜였어요. 같은 양을 먹어도 곡선이 훨씬 완만했어요.
  • 밥 먹고 걸으면 치솟던 혈당이 꺾여요. 혈당이 막 올라가려는 타이밍에 걷기 시작하면, 그래프가 위로 가다가 아래로 꺾이는 게 눈에 보였어요. 유튜브에서 보고 따라 했던 팁들이 그냥 말뿐이 아니었다는 걸 직접 확인한 셈이에요.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본 일일 혈당 그래프, 식후 스파이크 후 급격한 하강 패턴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본 일일 혈당 그래프, 식후 스파이크 후 급격한 하강 패턴

진짜 좋은 점: 2주 동안 손가락 해방

지난 글에서도 적었지만, 손끝 채혈은 정말 고통스러워요. 한 번 찔러서 피가 안 나오거나 혈당기에서 에러가 나면, 다른 손가락으로 또 찌르고, 또 에러 나면 또 찌르고… 그러다 보면 하루에 손가락 열 개를 한 바퀴 다 도는 날도 있었어요. 다음 날까지 손끝이 욱신거려서 뭘 만지기도 싫을 정도였죠.

근데 CGM은 한 번 붙이면 2주 동안은 그럴 일이 없어요. 팔에 센서 하나 붙여놓고, 앱으로 확인만 하면 되니까요. 이거 하나만으로도 저한테는 진짜 큰 변화였어요.

아쉬운 점들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 에러 나면 전화로 교체해주는데, 그래도 좀 번거로워요. 콜센터에 전화하면 앱에 나오는 리브레 일련번호를 물어보고, 새 제품을 택배로 보내줘요. 상황에 따라 쓰던 센서도 같이 보내달라고 하는데, 그럴 땐 새 제품 택배 상자에 넣어두면 기사님이 수거해 가는 식이에요. 눈치 주는 사람은 없는데, 그래도 제가 자꾸 전화하는 게 괜히 눈치 보이더라고요.
  • 부착 부위가 걸릴 때가 있어요. 권장하는 위치에 붙여도, 옷 벗을 때나 좁은 문틀을 지날 때 센서가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 리브레1보다는 편해졌어요. 리브레1은 잴 때마다 폰을 센서에 가까이 대서 NFC로 인식시켜야 했는데, 그때는 그게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리브레2는 앱만 켜면 알아서 혈당 정보를 가져와요. 직접 태그할 필요가 없어졌더라고요.

가격이랑 보험 얘기

제가 쓰는 리브레2는 1개에 8만 원 정도예요. 저는 2형 당뇨라서 보험 적용이 안 되는데, 1형 당뇨는 보험이 적용된다고 들었어요. (다만 보험 적용 기준은 당뇨 유형이나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병원이나 건강보험공단에 꼭 확인해보세요.)

앱 리포트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

리브레2 앱 리포트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어요.

  • 일일 패턴: 요일별/시간대별로 혈당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 목표 범위 내 시간(TIR): 정해둔 목표 혈당 범위 안에 있었던 시간 비율
  • 저혈당 이벤트: 70mg/dL 미만으로 떨어진 기록
  • 평균 혈당
  • 일일 그래프: 하루하루의 혈당 곡선
  • 예상 당화혈색소(GMI, Glucose Management Indicator): 평균 혈당을 바탕으로 추정한 당화혈색소 수치
  • 센서 사용: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비율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가장 자주 확인한 일일 혈당 그래프 화면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가장 자주 확인한 일일 혈당 그래프 화면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본 평균 혈당과 예상 당화혈색소 GMI 수치
프리스타일 리브레2 앱에서 본 평균 혈당과 예상 당화혈색소 GMI 수치

 

이 중에서 저는 일일 그래프를 제일 자주 봤어요. 숫자로 요약된 정보보다, 혈당이 시간대별로 오르내리는 모양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게 훨씬 와닿더라고요. 목표 범위 내 시간(TIR) 같은 요약 수치는 솔직히 그렇게 자주 들여다보진 않았어요. 참고로 GMI는 채혈로 측정한 당화혈색소랑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하니까, 참고용으로만 보고 정확한 수치는 병원 검사로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마무리하며

한 달 써보고 나니, CGM은 손가락 안 찔러도 되는 편리함은 물론이고, 제 혈당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처음으로 "그림"으로 볼 수 있게 해준 도구였어요. 식후 스파이크, 저혈당 후 반등, 단백질 먼저 먹기, 식후 걷기… 막연히 알던 것들이 다 데이터로 확인되니까 식습관을 더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다만 가끔 에러가 나거나 가짜 알람이 뜨는 건 좀 당황스러우니까, 처음 쓰시는 분이라면 이런 점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한 것이에요. CGM 사용법, 혈당 패턴 해석, 인슐린 용량 조절 등은 사람마다 다르니 진단·치료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저혈당 기준 70mg/dL 미만 — 대한당뇨병학회 기준)